나는 그렇다.
숲보다는 물이 좋고, 계곡보다는 바다가 좋다.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으며, 겨울보다는 봄이 좋다.
봄의 시작 언저리에 바다를 보는 기분은 참 포근했다. 매년 이 시기에 가서 추위만 탔던 것 같은데 올해는 좋은 햇살 덕에 따뜻한 여행이었다. 물론 바람은 매서웠지만. 매년 2~3년 전 다녀왔던 곳에 다시 가는데, 이번이 세 번째 '영덕'이었다. 늘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질리지도 않는지 여전히 같은 곳 위에 서서, 같은 전경을 바라보며, 같은 장면을 찍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처음엔 눈으로만 담았다가 못내 아쉬워 셔터를 누르고, 카메라 스크린에 그 색감과 아름다움이 담기지 못할 때에서야, '아, 역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게 최고네-'라는 생각을 한다.
그 눈부심을 다 담아올 순 없었지만, '영덕'의 각기 다른 세 곳에서 찍은 바다 사진을 올려본다. 같은 바다인데도 장소에 따라 물의 색이 다른 게 그의 매력이어서, 난 그렇게 바다를 좋아하나 보다. 찬란하게 빛나던 바다 알갱이.
(무보정 / 사이즈만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