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자 역학 101, 오묘한 너란 녀석!

물리학과는 전혀 관련 없는 책을 읽다가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알게 됐다. 한 줄짜리 설명에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읽던 책을 덮고 '양자 역학(Quantum Mechanics)'을 찾아보게 된다ㄲㄲㄲ 그래서 지난 한 주 내내 관련 영상과 글을 엄청 보고 읽었다. 포스트 작성에 참고한 링크는 하단에 적었다. ʕ•ᴥ•ʔ

 

양자역학을 우리가 보고 있는 거시세계와 연관시키려 들 때 애매하고 불명확한 부분이 생긴다. 이 같은 모호성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양자역학에 해석을 가미하는데, 예를 들어 관측에 의해 상태가 결정된다는 코펜하겐 해석에 대하여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누군가 달을 보고 있을 때만 달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던졌다고 한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는 말도 이 양자역학의 해석에 대한 논쟁 와중에 나온 말이다. 

나무위키: 양자역학의 해석

 

양자 역학은 생을 바쳐 연구한 사람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한다. 양자 역학의 대표 주자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조차도 "누구도 양자 역학을 이해 못 한다고 말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I think it is safe to say that no one understands quantum mechanics.)"라고 말했을 정도다. 2차원이 3차원 세계를 모르고 3차원이 4차원 세계를 모르듯, 거시 세계에 사는 우리가 미시 세계인 양자 역학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렵다.

 

내가 이해한 걸 정리해 보려고 한다. 그럼 시작해 보자, 양자 역학 101!!

 

 

 

 

양자 역학이란?

기존의 고전 역학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도대체 이것이 무엇이길래 파인만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것일까? 

 

현대 물리학의 기초인 양자 역학은 원자와 같은 미시 세계 물체의 운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더 쉽게 말하면, 전자의 운동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럼 원자란 무엇인가?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인 우리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원자 하나의 크기(0.00000001cm)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주 작은 데다가 원자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의 상식 밖이다. 즉, 고전 역학으로는 원자의 체계를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서로 다른 전하를 띠는 원자핵과 전자.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전기적으로 인력이 작용해 원자핵에 들러붙거나 궤도운동을 할 수 있다. 고전 역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자기법칙에 따라 궤도운동을 하는 전자들은 원자핵과 충돌하여 소멸해야 한다. 궤도운동은 가속운동인데, 가속하는 전하는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며 에너지를 잃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원자는 순식간에 소멸해야 한다. 우리의 몸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 헐! 이런 모순!! 이렇게 고전 역학으로 미시 세계를 설명할 수가 없다. 

 

유튜브: Particles and waves: The central mystery of quantum mechanics

 

위 이미지는 닐스 보어의 원자 모형이다. 보어는 전자가 특정한 궤도를 따르지만 어떠한 빛도 방출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전자가 띄엄띄엄 궤도를 지니고 있는 것을 정상 상태 또는 정상파라고 부르고, 이 정상 상태일 때는 어떠한 빛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궤도가 띄엄띄엄 반지름을 갖는 걸 '전자 궤도의 양자화'라 부르고, 그래서 이 학문을 양자 역학이라고 한다. (양자: 띄엄띄엄한 값을 갖는 물리량) 그렇다면 전자는 언제 빛을 흡수하고 방출할까? 궤도를 변경할 때만 가능하다! 전자가 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도약할 때 빛을 흡수거나 방출하게 된다. 

 

하지만 보어는 이 독특한 궤도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왜냐고? 과학자들은 전자가 입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입자는 어떤 시간에 한 장소에 존재하므로 위치와 속도 등 운동을 정확히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전자가 다른 궤도로 이동할 때의 위치와 속도를 알아낼 수 없었다. 이후 루이 드 브로이가 "파동으로 알았던 빛이 입자처럼 행동한다면, 입자라고 알고 있는 전자도 어쩌면 파동처럼 행동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만일 전자가 파동이라면, 보어의 특별한 궤도 규칙은 설명하기 쉬워진다. 파동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는 입자일까, 파동일까?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의해 '빛은 불연속적인 에너지를 갖는 입자인 광양자(광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이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중성을 갖는 것이다. 그럼 앞서 브로이가 말한 것처럼, 입자라고 알고 있는 전자도 이중성을 가질지도 몰랐다. 이는 실험으로 증명된다. 이중성은 미시 세계의 또 다른 특징으로, 전자도 입자이면서 파동이었던 것이다.

 

이 실험을 이중 슬릿 실험이라고 한다.

유튜브: Particles and waves: The central mystery of quantum mechanics
유튜브: Schrödinger's cat: A thought experiment in quantum mechanics

 

벽에 두 개의 슬릿을 뚫고, 벽을 향해 전자를 하나씩 쏜다. 무수한 전자를 쏜 뒤, 이중 슬릿 뒤에 설치된 스크린에 전자가 어떻게 도달하는지를 보는 실험이다. 전자가 입자(알갱이)라면 스크린에는 단 두 줄의 무늬만 생겨야 정상이다. 하지만 실험의 결과는, 간섭무늬라 불리는 여러 개의 줄무늬가 생긴다. 

 

입자는 슬릿을 통과할 때 둘 중 단 하나의 슬릿으로만 통과한다. 알갱이는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지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동은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다. 즉, 스크린에 간섭무늬가 생겼다는 것은 전자가 두 슬릿을 동시에 지났다는 말이다. 전자는 파동성도 가진 것이다!!!!! 놀라운 생퀴...

 

 

 

 

불확정성 원리 1

 

입자이지만 파동처럼 행동하는 전자는 이런 이중성 때문에 불확정성이 생긴다. 서로 다른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전자의 운동을 어떻게 기술할 수 있을까?

 

 

 

우리가 '뭔가를 본다'는 의미는 원자가 내는 빛을 보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원자가 빛을 내는 이유는 정상 상태의 전자가 양자 도약을 통해 궤도를 넘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자의 궤도를 알 수 없다. 그 이유는 전자가 파동성도 가지기 때문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이걸 설명하는 해석 방식을 '불확정성의 원리'라고 불렀다.

 

이중 슬릿 실험에서 밝혀진바, 전자는 입자이면서 파동처럼 행동한다. 근데!! 간섭무늬를 내던 실험 결과가 뒤집히기도 한다. 관측자가 존재할 때 말이다. 전자가 이중 슬릿을 어떻게 동시에 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측 장치를 달았더니, 입자처럼 행동해서 스크린에 두 줄의 무늬가 형성되었다. 마치, 전자가 관측당하는지 아닌지를 아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 생퀴 정말...    

 

유튜브: 양자역학 세 번째 이야기 - 불확정성

 

여기서부터 멘붕 오기 시작한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이렇게 정리한다. "입자는 이중성을 가지며 중첩된 상태로 있다가, 측정과 동시에 한 상태로 결정된다!" 뭔 개 소린가 싶었다..

 

유튜브: 양자역학 세 번째 이야기 - 불확정성

(1, 2)입자는 이중성을 가지며 중첩된 상태로 있다가 (3, 4)측정과 동시에 한 상태로 결정된다. 여기서 전자가 이중 슬릿을 동시에 지나는 것은 중첩 상태(A 위치에도 있을 수 있고, B 위치에 있을 수 있다)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하이젠베르크는 이걸 이상하게 느끼는 우리가 더 이상한 거라 말했다. 거시 세계에 사는 우리가 어떻게 미시 세계의 것을 거시 세계의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맞는 말이다. 2차원이 3차원 세계 모르고 3차원이 4차원 세계 모르듯.

 

 

 

 

불확정성 원리 2

 

하이젠베르크는 여기서 '본다(측정)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찰했다. 위 실험에서 '보는 것' 만으로 대상에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여기서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원리적으로 상대의 물리량을 측정할 때 상대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측정할 방법은 절대 없다. 반드시 영향을 주게 돼 있다.

 

우리가 대상을 본다는 것은, 빛이 그 대상에 닿아서 → 대상의 원자들을 교란한다(원자가 빛을 흡수, 방출) → 그럼 원자가 자신에게 들어온 빛의 일부를 방출하고 → 그 빛이 결국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다.

 

즉, 본다는 것 자체가 빛이 대상에 닿아서 원자들이 교란을 받기 때문이라는 얘긴데!!!! 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반드시! 대상이 영향(교란)을 받는다는 거다. 거시 세계에서 받지 않을 교란에도 양자 역학의 세계(미시 세계의 겁나 작은 원자)에서는 빛만으로도 교란이 생긴다는 말씀! 휴- 이중 슬릿 실험에서 측정 전에는 전자가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 듯 간섭무늬가 나오지만, 측정 후에는 측정이 대상을 교란해서 두 줄의 무늬로만 나오는 것이다. 측정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양자역학의 세계!! 미치고도 놀라운 세계!!!

 

그럼 측정으로 알아낸 전자의 위치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교란으로 발견된 전자의 위치이기 때문에 진짜 위치가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측정하는 행위 자체가 대상을 교란하고 그 교란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른다면, 그 측정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 과연 제대로 된 위치인지 정확히 파악/확신할 수 없다. 오직 확률적 해석만이 가능하다. 이런 교란의 변화를 읽을 수 없는 데서 생겨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입자의 위치와 속도(운동량)를 동시에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어디에 존재하는지 확률만을 알 수 있다. 위치나 운동량을 측정하는 행위가 서로를 교란하기 때문이다.

-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과학자들은 코펜하겐에 모여 이런 해석을 내놓는다. "입자는 A 장소에도 있을 수 있고, 동시에 B 장소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런 중첩 상태는 깨지고 입자의 위치는 A 혹은 B 하나로만 결정된다. 그러므로 양자 역학에서 일어나는 일의 결과는 확률적인 것으로 해석해야만 한다." 이것을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한다.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측정이 대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위치나 운동량 같은 기본 물리량을 아는 것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초기 조건을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고전 역학의 '결정론'과는 달리, 양자 역학은 확률론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알아도 미래에 일어날 사실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를 양자 역학의 '비결정론'이라 한다.

 

많은 물리학자는 양자 역학의 이런 확률적 측면에 반발했다. 특히 아인슈타인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관측 전에는 중첩 상태에 있지만, 관측하면 하나의 분명한 실재적 상태로 귀결된다니!!! "우리가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은 없는 것인가?" "달을 보는 순간 달이 그 위치에 있게 되나?" 이것이 아인슈타인이 던진 그 유명한 질문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코펜하겐 해석은 우리가 사는 거시 세계가 아닌 미시 세계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르빈 슈뢰딩거가 이에 반기를 든다. 양자 물리학은 거시 세계, 미시 세계를 포괄하는 모든 세계에 대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슈뢰딩거는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한다. ('생각' 실험이었다.)

 

동아사이언: 슈뢰딩거 고양이는 누가 죽였나?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바깥에선 안을 볼 수 없는 상자에 갇힌 고양이다. 이 상자 안에는 독극물 병, 원자 검출기, 그리고 원자 하나가 들어있다. 양자 역학에서 원자는 A 상태이면서 B 상태인 중첩 상태이다. 이때 A 상태에 있으면 검출기가 작동되어 독극물 병이 깨지고 B 상태에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은 미시 세계의 구성 요소(원자)와 거시 세계의 대상(고양이)이 결합하였을 때의 중첩 현상을 비유한 거다.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면 이 원자는 A 상태이면서 동시에 B 상태일 수 있는 중첩 상태다. 그럼 독극물 병도 깨져있으면서 동시에 깨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럼, 고양이도 죽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상태를 가져야 한다. 측정 전까지의 상태는 결정되지 않고, 측정한 순간 하나의 상태로 귀결된다고 했다. 고양이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두 상태 모두에 해당하다가(관측 전까지는 중첩 상태), 상자를 열어 확인한 순간 살아있는 상태거나 죽어있는 상태 중 하나로 귀결되는 것인가? 고양이는 거시 세계에 속하는 덩어린데,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가 도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193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슈뢰딩거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을 발표하고 양자 역학의 체계를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하지만, 이 요상한 양자 역학을 버리고 생물학으로 인생의 방향을 틀어버렸다고 한다ㄲㄲㄲ 왠지 그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양자 역학!

 

하지만, 1999년 고양이도 중첩 상태, 즉 두 상태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실험으로 밝혀진다. 단, 100% 진공상태의 조건이 갖춰질 때만. 안톤 차일링거는 생각 실험이었던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직접 실험해본다. 물론 고양이를 가지고 실험한 것은 아니고, 풀러렌(C60)이라는 거대 분자로 이중 슬릿 실험을 했다. 결과적으로 스크린에 간섭무늬를 발견함으로써 중첩 상태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단, 이 역시도 절대 관측당하지(교란받지) 말아야 한다.

 

원자나 전자에 부딪히지 않을 100% 진공상태 조건을 만들 수만 있다면 '고양이'도 간섭 패턴이 나올 수 있다. 즉,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지날 수 있다. 이해하긴 힘들지만, 죽은 것과 동시에 살아있는 고양이, 가능할 수 있다! 사실상 조건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해서 그렇지..ㄲㄲㄲ

 

쉬어가는 타임: 양자역학의 '관찰자 효과'가 생각의 힘을 증명하는가?

노에틱 사이언스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슈뢰딩거 고양이의 생사를 결정하는 원인이 관찰자의 의도에 있다고 설명한다. 사람이 관찰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다면 고양이는 죽었으면서 살아있는 중첩된 상태로 영원히 머무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분야의 일부 연구자들은 사람의 의도가 물리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양자 역학을 잘못 해석하는 것이다. 인간이 의도를 갖고 관찰해 중첩상태를 깨트릴 순 있다 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상자를 열었을 때 중첩상태를 깨트리는 것은 인간이지만, 살거나 죽은 상태를 결정하는 건 인간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노에틱 사이언스 연구자들이 말하는 ‘관찰자 효과’를 이용해 인간이 의도로 물질세계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양자역학적 해석은 양자역학의 기본 이치에 맞지 않는다.

 

 

 

 

결맞음(coherent)과 결어긋남/결잃음(decoherent)

겁나 너그럽게 봐서, 고양이마저도 미시 세계의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래도!!! 논논노!!! '우리 입장'에서는 상자 안을 확인하기 전까지 중첩 상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절대 중첩 상태가 없다. 고양이가 이미 상자 안에서 원자를 관측(고양이가 원자와 상호작용)했기 때문에 고양이의 파동함수가 붕괴되어 중첩 상태일 수 없다는 말이다. 고양이의 관측으로 원자가 A 상태로 귀결되면 고양이는 죽을 것이고, 원자가 B 상태로 귀결되면 살 것이다. 즉, 코펜하겐 해석이 말하는 외부의 관찰 행위(우리가 상자를 열고 관측하는 것) 없이도 상자 안 고양이의 중첩 상태는 깨진다. 

 

 

과학적인 말로 풀어보자! 원자와 고양이가 서로에 대한 정보를 갖는 ‘결맞음(coherent)’ 중첩 상태가 되었다가 다시 그런 중첩 상태가 파괴되는 ‘결어긋남(decoherent)’ 상태가 된다. 다시 말해, 외부의 관찰 행위 없이도, 중첩 상태가 파괴되어 한 상태로 귀결된다는 말씀! 하하하하하하. 

 

인간이 관측하지 않더라도 중첩 상태는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 깨질 수 있다. 우리의 의도가 없더라도 주변 환경이 스스로 ‘관측장치’가 돼 하나의 상태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를 양자 결어긋남/결잃음 현상이라 한다. 

 

이걸 가장 잘 설명한 영상이 'Quantum superposition of states and decoherence'이다.

유튜브: Quantum superposition of states and decoherence ogv

원자 하나의 에너지 레벨을 측정한다고 하자. 원자는 중첩 상태가 가능하므로 작은 에너지 레벨(a)을 갖거나, 큰 에너지 레벨(b)을 동시에 가질 것이다.

 

하지만 관측하게 되면 랜덤하게 둘 중 하나의 상태로 귀결된다. 이미지상엔 a 상태.

 

사실상, 원자 하나만 고립되어 존재할 수는 없다. 다른 원자들과 충돌하거나 합쳐질 수밖에 없는데(상호작용), 이렇게 되면 중첩 상태는 깨져버리고 만다!!! a 상태이면서 동시에 b 상태일 수 없다는 말이다.

 

처음에 원자는 a, b 두 상태 모두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원자들과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교류(결맞음)로 인해 곧 결어긋남 상태가 된다. 결국 중첩 상태는 깨져버리고 a, b 둘 중 하나의 상태로 고정된다.

 

중첩 상태가 깨지는 그 시점을 결어긋남 시간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몸도 원자로 되어있지만, 두 개의 문을 동시에 지날 수 없다. 중첩 상태가 불가능하다. 이것은 끊임없이 결어긋남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결어긋남을 다 막을 수만 있다면 우리도 두 개의 문을 동시에 지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숨도 쉬지 말아야 하고, 단 하나의 공기 분자와도, 빛과도 부딪혀선 안 된다. 원자나 전자에 부딪히지 않을 100% 진공상태!! 이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우리는 양자 역학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 

 

 

 

 

양자 얽힘(entanglement)

양자 얽힘은 아인슈타인이 양자 역학을 공격하면서 발견된 성질이다. 하나의 입자가 붕괴하여 두 개의 입자로 분리된 상황에서 하나를 측정하여 스핀이 확인되는 순간 다른 하나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유튜브: What can Schrödinger's cat teach us about quantum mechanics?

위 이미지와 같이 두 아원자 입자들은 중첩 상태에서 서로 얽혀있고, 거기서 한 입자가 한 방향으로 회전을 결정하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얽힘의 법칙을 따르기 위해 한 입자가 다른 입자에게 어떤 방향으로 회전하라는 정보를 보내지 않는데도 말이다. 

 

얽힘은 두 입자가 공간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가 비(非)국소적’이다. 슈뢰딩거는 이런 괴상한 양자 역학적 상호관계를 ‘얽힘’이라고 불렀다.

양자 얽힘은 관계가 비국소적이다. 국소성의 원리를 위배한다는 것이다. 이 국소성의 원리는 계의 상태에 관한 정보가 항상 그 계의 주위를 통해서만 매개될 수 있다는 원리로, 만약 양자 얽힘 현상에 의해 정보가 전달된다면 주위를 통하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국소성의 원리와 모순을 일으키게 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중첩 상태가 될 수 없고 죽어있거나 살아있거나 둘 중 하나만 가능하다고 했다. 이때 고양이의 상태는 원자와 서로 얽혀있다고 표현한다. (The cat's existence is entangled with this state of the atom.) 원자가 A 상태로 결정 나면 얽혀있는 고양이는 그 즉시 자동으로 죽은 상태가 되고, 원자가 B 상태로 결정 나면 얽혀있는 고양이는 그 즉시 산 상태가 된다. 원자와 고양이는 서로 의존 관계다. (The one depends on the other.)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될 수 있는 아직 색이 없는 알약 두 개가 있다. 어느 알약이든 빨간 알약이 될 수도 있고 파란 알약이 될 수도 있다. 이때 하나가 빨간색으로 결정 나면 다른 하나는 파란색이 되어야 하는 관계로 '얽혀있다'. 두 알약을 각각의 상자에 넣고 하나는 지구에, 나머지 하나는 안드로메다로 보낸다고 치자. 양자 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측정하는 순간 색이 결정된다. 안드로메다에서 상자를 열어보니 알약의 색이 빨간색이 되었다. 그럼 자동으로 이와 얽힘 관계에 있는 지구에 남은 알약은 그 순간 파란색이 될 것이다. 이게 양자 얽힘 현상이다.

 

아인슈타인이 제일 싫어했던 게 이 현상이다.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보다 빠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근데 양자 얽힘 현상에 의해, 지구에서 230만 광년이나 떨어진 안드로메다에서 알약의 상태가 빨간색으로 결정 나면 '즉시' 그 정보가 지구의 알약에게 전달되는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거다. 양자 역학적 상호관계가 마치 빛의 속도보다 빨리 전달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상대성 이론을 정립했다면 나도 싫어했을 거다..ㄲㄲㄲ 양자 얽힘 과정에서 실제로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고, 이후 양자 얽힘이 국소성은 위반하지만 빛보다 빨리 정보를 전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대성 이론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밝혀졌다.

 

 

 

 

양자 역학의 활용

이해하기 난해하지만, 중첩 상태와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해 거시 세계에서 놀라운 활용이 가능하다. 

 

- 양자 암호화

유튜브: 양자역학 다섯 번째 이야기 - 정리!

양자 암호화를 통해 서로 비밀 메세지를 보낼 때, 누군가 가로채려고 하면 바로 암호가 교란되어 바뀐다. 양자 역학에서는 측정하는 순간, 측정 때문에 대상이 바뀌게 되므로 복제가 불가능하다. 

 

- 양자 컴퓨터(양자 컴퓨팅)

양자의 중첩과 얽힘 때문에 양자 컴퓨터가 일반 PC보다 엄청난 속도로 일 처리를 할 수 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양자 컴퓨팅이 가능해진다면 암호를 해독하든, 무엇을 하든 처리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빨라질 것이다. 구글은 지난 5월 네이처 기고문을 통해 ‘하이브리드’ 방식 양자컴퓨터를 5년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으며, IBM은 3월 초 '범용' 양자컴퓨터 ‘Q’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튜브: Quantum Computing 101

 

컴퓨터의 언어는 2진법이라 0과 1로만 소통할 수 있다. 일반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비트로 이루어진 데이터를 연산해서 다양한 결과물을 도출한다.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양자비트)를 이용해 연산하는데, 양자 역학에서 하나의 입자는 두 상태를 동시에 가지는 중첩 상태이므로, 큐비트 또한 0과 1을 동시에 갖는 비트이다.

 

자, 그럼 양자 컴퓨터로 얼마나 빠른 연산처리가 가능한지 알아보자. 

 

유튜브: Quantum Computers Explained – Limits of Human Technology

4자리의 암호를 찾아야 한다고 할 경우, 다음과 같이 총 16(2^4)개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일반 컴퓨터는 16개의 경우를 모두 하나씩 거쳐서 암호를 찾아낸다. 

 

유튜브: Quantum Computers Explained – Limits of Human Technology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16개를 다 대입하는 것이 아니고 한 번에 암호를 찾을 수 있다. 위 이미지는 큐비트의 0과 1 중첩 상태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암호가 1001이라고 가정하자. 각 자리를 ABCD라고 표현할 때, 큐비트인 ABCD는 모두 0이기도 하고 1이기도 하다. 일일이 1과 0을 대입할 필요 없이 둘 다 가지고 있으므로(중첩), A가 1임이 결정 나면 즉시, 얽혀있던 0은 사라진다(얽힘). 이런 식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대입하지 않고도 한 번에 암호를 찾을 수 있다! 놀란운 생퀴!!!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면 20자리의 암호가 있다고 했을 때, 일반 컴퓨터는 1,048,576(2^20)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모두 대입해서 암호를 찾아야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거다. 넘나 매력적이고 난리ㄲㄲㄲ 하지만!! IT 보안을 뚫는 것으로 활용된다는데... 이메일, 은행, 등등 나의 웹 프라이버시가 쉽게 빠이빠이 될 수도 있다.

 

데이터베이스 검색에도 빠른 속도로 일 처리가 가능하다. 일반 컴퓨터는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데이터를 하나씩 검토해야 하지만, 양자 알고리즘을 갖는 양자 컴퓨터에서는 큰 데이터베이스에서도 더 빠른 속도로 검색할 수 있다.

 

 

 

 

양자 역학, 오묘한 너란 녀석!

 

자료 찾는데 일주일, 포스트 쓰는 데만 3일 걸렸다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난 최선을 다했어. 시작은 슈뢰딩거 고양이의 한 줄짜리 설명이었는데, 이렇게까지 빠져서 찾아볼 줄 몰랐다. 양자 역학을 공부하다가 뇌는 양자 역학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자유 의지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아직 논란이 많은 실험이고,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것도 쓰려다가 너무 길어져서 포기했다.

 

양자 세계에서는 하나의 입자가 동시에 두 개의 슬릿을 지날 수 있다(중첩). 심지어 두 입자의 스핀이 전 우주적으로 얽혀있을 수도 있다(얽힘). 겁나 신기하고 난리ㄲㄲㄲ 이게 양자 역학에서 가장 오묘하고 매력 있는 부분이랄까!

 

'불확정성'에서 1차 멘붕, '중첩'에서 2차 멘붕, '결어긋남'에서 3차 멘붕, '얽힘'에서 4차 멘붕, 감이 슬슬 와서 포스팅하려니 5차 멘붕. 멘붕에 샴싸대기를 후려맞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쒀! 하얗게 불태웠다고ㄲㄲㄲ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개인 만족용으로 이해한 만큼만 적어본 것뿐이니 틀린 게 있다면 지적 바란다.

 

 

[참고 링크]

슈뢰딩거의 고양이 https://namu.wiki/w/슈뢰딩거의%20고양이

양자역학 https://namu.wiki/w/양자역학

양자역학의 해석 https://namu.wiki/w/양자역학의%20해석

불확정성 원리 https://namu.wiki/w/불확정성%20원리

Is light a particle or a wave? - Colm Kelleher https://youtu.be/J1yIApZtLos

Particles and waves: The central mystery of quantum mechanics - Chad Orzel https://youtu.be/Hk3fgjHNQ2Q

What is the Heisenberg Uncertainty Principle? - Chad Orzel https://youtu.be/TQKELOE9eY4

Schrödinger's cat: A thought experiment in quantum mechanics - Chad Orzel https://youtu.be/UjaAxUO6-Uw

What can Schrödinger's cat teach us about quantum mechanics? - Josh Samani https://youtu.be/z1GCnycbMeA

양자역학 두 번째 이야기 - 입자냐, 파동이냐! https://youtu.be/a4LsdqwZEaU

양자역학 세 번째 이야기 - 불확정성 https://youtu.be/0MT1rRvXcVU

양자역학 네 번째 이야기 - 슈뢰딩거의 고양이 https://youtu.be/39pGNND9ue4

양자역학 다섯 번째 이야기 - 정리 https://youtu.be/QlbKFqZjwEQ

빛의 물리학 5부 빛과 양자 #004 광자와 전자의 이중슬릿실험 https://youtu.be/yTVCLL_v4og

빛의 물리학 5부 빛과 양자 #005 불확정성 원리와 상보성 원리 https://youtu.be/H2NvGpc0OV8

두 얼굴의 양자역학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5820

슈뢰딩거 고양이는 누가 죽였나?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5869

신은 주사위를 던진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5928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말다툼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5975

불확정성의 원리 직관적인 설명 https://youtu.be/IlnEAEKAarw

양자역학 없는 세상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6029

빨간 약을 먹으면 양자세계가 사라질까?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6167

EBS 특별기획 통찰 - 자연의 예측 가능성 양자역학_#001 https://youtu.be/EmHIKMzkLTk

EBS 특별기획 통찰 - 자연의 예측 가능성 양자역학_#002 https://youtu.be/UVgsT1nweKc

EBS 특별기획 통찰 - 자연의 예측 가능성 양자역학_#003 https://youtu.be/--AUHJ28zX8

양자 역학 이중 슬릿 https://sir.kr/cm_free/1182673

Double Slit Experiment explained! https://youtu.be/A9tKncAdlHQ

Schrodinger's Cat https://youtu.be/dZsXu5QdZtc

SCHRÖDINGER'S CAT EXPLAINED https://youtu.be/OkVpMAbNOAo

양자역학에서의 관찰자 효과에 대한 사실 정리 http://bit.ly/2eOyrYm

양자역학에 대한 잘못된 이해들 http://sophistjin.tistory.com/543

관찰자 효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http://bit.ly/2eWN2ob

신이 부리는 요술, 관찰자 효과 http://bit.ly/2xngZFP

생각의 힘으로 우주를 바꾼다? http://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1304N031

Observer effect, do this mean literally someone or just any interaction with other matter? http://bit.ly/2xdMaCt

EBS 특별기획 통찰 - 인간의 예측 가능성 - 자유의지_#002 https://youtu.be/-klSzVcQEJU

과학 수다 (1) 양자 역학에 대해서 http://sciencebooks.tistory.com/282

Superposition ft. Schrodinger's Cat | Quantum Mechanics ep 2 https://youtu.be/pTX81MwxgSs

Quantum superposition of states and decoherence ogv https://youtu.be/tAIC-FkE2rs

양자역학의 양자택일 https://youtu.be/HIupJKzMag0

양자 얽힘 https://ko.wikipedia.org/wiki/양자_얽힘

Einstein's brilliant mistake: Entangled states - Chad Orzel https://youtu.be/DbbWx2COU0E

동시성, 슈뢰딩거의 고양이, 양자얽힘 http://bit.ly/2xvutzl

Quantum Computing for Dummies https://youtu.be/lypnkNm0B4A

양자 컴퓨터 https://ko.wikipedia.org/wiki/양자_컴퓨터

Quantum Computing 101 https://youtu.be/jg8iCnQTLfM

Quantum Computers Explained – Limits of Human Technology https://youtu.be/JhHMJCUmq28

아인슈타인이 틀렸다.'양자 얽힘' 실험으로 증명 http://v.media.daum.net/v/20151022134608551

양자역학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http://bit.ly/2xw4YxA